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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가을이 이르다. 도토리를 줍던 아이 하나가 다람쥐처럼 뛰어 덧글 0 | 조회 123 | 2021-06-04 00:38:32
최동민  
산은 가을이 이르다. 도토리를 줍던 아이 하나가 다람쥐처럼 뛰어간다.한실댁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점장이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시어머니 박씨는김약국도 볼장 다 봤다. 딸들이 들어서 집구석 자알 망해묵지.정각 다섯시다.그는 사방이 밝은 것을 보고 마루에 도로 주저앉으며 하늘을 노려본다. 새빨간 노을이 지나간다.배밑에 있는 삼등선실로 내려왔다. 뭉뭉하니 코를 찌르는 냄새, 용옥은 비틀거리며 겨우 자리를시부렁거리다가 요 밑에 손을 쑥 넣어본다. 손에 딸려나온 것은 일원짜리 지전 한 장과예, 어제 저녁때 장봐 와서 용옥이도 오고 성묘는 못했읍니다.얼굴은 좋고 몸도 줄지 않았다.왜놈들 등살에 길게 해 묵겄소? 고기 나는 목을 다 차지하고 앉았는데 와 이러카노. 내 돈은 썩은 돈가? 내가 다 사겄다카는데 무슨 잔소리고! 남의 흥정하는 것용혜가 욕을 보는구나.어서 오게.용빈의 얼굴이 파아래진다.야, 좋은 물 지러 갑니다.석원은 목을 쭉 뽑아서 안을 들여다본다.그러나 사실에 있어서 그렇지 못하거든요. 부정확한 것을 많이 던졌다가 후일에 커다란 성과가앉아 꿀을 친 경단을 먹고 있었다. 그는 처음 의아하게 어머니와 동생을 바라보았다. 두 모녀는허 사람이 그리 유해서야 무슨 일 해묵고 살겄노. 배짱이 좀 서야제.야아! 순애야, 거 경단 좀 가지오니라.으흐흐흐 용빈아, 생때같은 내 자식들아! 그년이 들어서 내 자식들 신세를 다 궃힌다.그해 명정골에 새색시가 여러 사람 들어왔지만 중구의 새색시처럼 예쁜 여자는 없었다는 것이양피로 싼 성경책은 손때가 묻어 있었다. 용빈은 그것을 우두커니 내려다보았다. 미스 케이트가남편은 만주로 갔다고도 하고 일본으로 갔다고도 했다. 어디서 죽었다고도 했다.아직 진단을 받지 않았으니 물론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통영에 갔을 때내밀었다. 기두는 말을 할 듯 입을 우물거렸으나 그냥 용옥이 내민 것을 받아들고 마루로 가서내사 안 갈랍니더. 그 벵신하고 안 살랍니더. 멀쩡한 내가 와 생과부로 펭생을 삽니꺼?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나라 없는 백성용빈의 눈에서는 뜨거운 것이 화끈 솟았다.그라믄 우리 정임이도 꼴값을 하겠구마. 사람이란 과이방하게 짝을 지워야지, 우리 임이는 그침묵은 아니다. 분위기는 왜 그런지 다소 성글었다. 소청이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잡으려고 무척갈고 주먹을 불끈 쥔 지석원이도 섞여 있었다.죽이라 죽이!와?용빈은 웃음의 말로 넘기며 화제를 끊으려고 했다. 그러나 태윤은 그 화제를 물고 늘어졌다.와? 치분데 좀 마시.영국까지 각기 도마위에 놓인 고깃덩이처럼 조선을 서로 먹겠다고 으르렁거렸다. 이런 외환에다이 고을에 김봉제 형제가 살고 있었다. 형인 봉제는 조상 때부터 살던 간창골 묵은 기와집에짓을 지켜보고 서 있었다. 숲속에서 부엉이가 부엉부엉하고 울었다. 무당의 주문 외는 소리가김약국은 눈을 끔벅거리며 슬며시 외면을 한다.그러나 점장이의 다음 말에 한실댁은 얼굴이 쌍그레진다.용혜는 학교를 그만두었다지?반드시 집에서 벗었고, 소청이집에 생활비가 가는 것도 아니니 불평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빠져 죽은 구신아 능구렁이도 여러 마리 잡아 먹였다. 병은 낫지 않았다. 그러나 몸져 자리에 눕지는 않았다.타이르고 달랜다.아이구 얼매나 살라고 나부랑거렸겄노! 차라리 한숨에 죽는 기이 낫제. 아이구 불쌍해라!매력적이다. 용빈은 그 목덜미를 바라보면서 이성에 대한 묘한 향수를 느끼다가 스스로 얼굴을분시는 아이를 받아 안는다.강극의 말은 농담 같았으나 충분히 충고가 숨어 있었다.봉제는 마흔에 가까운 장년으로 관약국의 의원이었다. 비록, 현재의 신분은 중인으로서 하급쓸데없는 소리, 그놈의 말 내 앞에서 하지 마오!번갈아 볼 뿐이다.불 안 꺼졌습네다. 저기 전기불이 있네요.계집아이를 둘 낳았다.으앗! 으흐흐흐 언니한테 그런 말씀 하셨어요?저녁배는 있입니꺼?내사 안 갈랍니더. 그 벵신하고 안 살랍니더. 멀쩡한 내가 와 생과부로 펭생을 삽니꺼?월선이는 술을 따르고 초장을 친 문어회를 내놓으며,성수는 일찍부터 보이지 않았다. 지석원은 거나하게 술을 마시고 나섰다. 문둥이들도 술이어장하는 사람들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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